전시관 QR코드를 스캔하면 별도 앱이나 전용 기기 없이 스마트폰에서 모국어 자막과 음성으로 실시간 해설을 받는 AI 서비스가 공개됐다. 글로벌 AI 동시통번역 기업 엑스엘에이트(대표 정영훈·이상은)가 AI 다국어 문화 해설 플랫폼 ‘이벤트캣 도슨트(EventCAT Docent)’를 공개하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국내 문화기관 4곳에서 실증을 진행한다.

실증이 이뤄지는 곳은 경북대학교미술관, 국립대구과학관, 국립부산과학관, 부천로보파크전시관이다. 엑스엘에이트는 외국인 관람객의 전시 이해를 돕고, 해외 시장에 나가기 전에 국내 문화시설에서 이용 경험과 운영 방식을 검증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AI 통번역 기술을 문화·관광 현장으로
이벤트캣 도슨트는 엑스엘에이트가 기존 AI 기반 동시통번역 솔루션 ‘이벤트캣(EventCAT)’과 콘텐츠 현지화 플랫폼 ‘미디어캣(MediaCAT)’을 운영하며 쌓은 기술을 문화·관광 분야에 적용해 만든 서비스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통번역 AI 엔진은 전문가가 고른 구어체 데이터로 만들었고, 전시 설명의 맥락까지 옮기도록 설계됐다.
전문용어 번역의 정확도를 높이는 장치도 있다. 용어집(Glossary) 기능은 작품명, 지명, 과학 용어 등을 미리 등록해 번역에 반영한다. 관리자 페이지에서는 기관이 자료를 직접 학습시키고 자체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다.
현장 해설사의 기대
국립대구과학관 문주영 연구원은 과학 전시의 특성에 주목했다. 문 연구원은 “과학 전시에서는 전문 용어와 과학적 개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리자 학습 기능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문 연구원은 “학예사와 해설사가 자료를 직접 사전 학습시키고 전시 변경에 맞춰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어 다양한 국적의 관람객에게 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해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실시간 통번역으로 외국인 관람객이 해설사와 소통하며 전시를 즐기고, 과학 전시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증 데이터로 운영 모델 구축
실증 기간 동안 엑스엘에이트는 관람객의 이용 행태와 언어별 이용 패턴, 번역 품질, 만족도를 분석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시설별 해설 콘텐츠 구성과 관리 절차를 정리하고 AI 도슨트 운영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미술관·박물관·과학관을 넘어 문화유산과 지역축제 현장으로 적용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이상은 엑스엘에이트 대표는 “이벤트캣 도슨트를 통해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다양한 문화권의 전시·행사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증에서 확보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국내외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관광시장 진출 검토
엑스엘에이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 ‘2026 관광플러스테크 브릿지’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앞서 국내 문화시설에서 이용 경험과 운영 방식을 검증하기로 했다.
해외 진출 대상으로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관광시장을 먼저 살피고 있다. 회사 구상은 국내 실증에서 모은 이용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밑천 삼아 현지 문화기관용 서비스를 만들고, 사업 협력도 추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