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표시 사진을 AI가 분석해 초기 배합안(가배합)과 예상 원가를 제안하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있다. 식품원료 전문기업 ES식품원료가 만들고 있는 이 앱은 식품 개발 경험이 부족한 중소 식품기업·스타트업·개인 창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것이다. 민상대 ES식품원료 대표는 원료 판매에서 기술상담과 공유실험실로 사업을 넓혀 온 과정을 설명했다.

원재료 표시 사진에서 가배합·원가까지
애플리케이션은 원재료 표시 사진을 AI가 분석해 가배합과 예상 원가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ES식품원료가 취급하는 원료를 기반으로 하며, AI 제안을 참고한 뒤 온라인몰 구매로 연결하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 앱은 현재 내부 점검 중이다.
원료를 직접 검색해 구매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어떤 재료를 골라야 할지 모르는 고객이 출발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이 앱의 개발 배경이다. 처음 식품을 개발하는 이들은 원료를 0.2%, 1%처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AI가 그 초안 단계를 돕는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AI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에는 연구원이 원료의 특성과 배합 비율을 하나하나 검토하며 초기 배합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AI가 그 과정을 도와 훨씬 빠르게 초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원료를 섞고 맛과 품질을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개발 초기 단계에서 드는 시간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AI가 제안하는 배합안은 완성 레시피가 아니다. 연구원의 경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판매 데이터로 수요 파악, 협업 기록은 AI로 분석
ES식품원료는 판매 데이터로 계절별 수요를 파악해 재고를 관리하고 있으며, 협업 기록은 AI로 분석하고 있다. 업무에는 기업용 협업 도구인 네이버웍스를 쓴다.
민 대표가 주목한 것은 기존 대면 영업의 비효율이었다. 그는 과거를 이렇게 돌아봤다. “예전에는 영업사원이 원료 샘플을 들고 기업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100곳을 방문해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곳은 한 곳 정도였죠.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면서 고객은 필요한 원료를 직접 구매해 시험할 수 있게 됐고, 저희도 영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판매와 선결제를 도입했고, 무료로 주던 샘플은 20~50g 소량 판매로 바꿨다.
원료 판매에서 기술상담·공유실험실로
ES식품원료는 2008년 향료와 식용색소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취급하는 원료는 약 1,000종이다. 고객층이 중소 식품기업과 스타트업, 개인 창업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처음 제품을 만드는 창업자들이 재료 선택과 사용량부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 주목해 기술상담과 제품 개발 지원으로 사업을 넓혔다.

기술 지원을 실제 실험으로 연결하기 위해 2022년 교육장을 확보하고 공유실험실을 마련했다. 기술상담과 공유실험실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으며, 이용권과 기술자문은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
민 대표는 회사의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저희는 원료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원료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까지 제공하고 싶습니다. 식품 개발이 처음인 분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쟁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가장 자신 있는 건 현장 경험입니다. 원료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보다 그 원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온 경험이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프리랜서 연구원 연결 플랫폼 구상
ES식품원료는 프리랜서 연구원을 중소기업·스타트업과 연결하는 플랫폼도 구상하고 있다. 아직 구상 단계다.
민 대표는 “식품 개발에는 분야별로 다양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모든 개발 과정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기업과 연구원을 연결하면 서로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료를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제품 개발에 필요한 사람과 경험까지 연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