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소의 행동과 체온을 직접 분석해 이상 징후를 농장주 스마트폰으로 알려 주는 온디바이스 AI 시스템이 국내 축산 현장에 보급되고 있다. 아이티테크(ITtech)가 개발한 'AI CDS(Cattle abnormality Detection System)'로, 회사는 이 기술을 미국·일본·태국 등 해외시장과 보안·산업안전 분야로 넓히는 중이다. 아이티테크를 이끄는 김동로 대표는 현대모비스와 삼성전자 출신의 카메라·센서 개발자다.
AI CDS는 충남 예산의 한우농장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2016년 귀농 첫해 한우 46마리를 키우기 시작했고, 그중 23마리가 폐사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축산 현장의 문제를 기술로 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자동차 영상 인식 경험을 축사로
김 대표가 자동차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영상 인식이다. 그는 이 경험을 축산에 적용해 AI CDS를 개발했다. 2023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밝혔다.
“축산가의 고민, 가축이 잘 죽거나 번식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정보통신기술로 해결하겠다”
김 대표는 2019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팜 빅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아이티테크는 같은 해 12월 경기 안양에서 문을 열었다.

카메라 안에서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방식
AI CDS의 핵심은 영상과 열화상을 카메라 내부에서 직접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이다. 인터넷 연결이 끊겨도 탐지가 유지되고, 소에 센서를 따로 부착할 필요가 없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농장주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간다.
AI 학습에는 소의 생육·행동 이미지 10만 장 이상을 활용했다. 카메라 한 대에는 1TB 저장장치가 통합돼 있다. 회사가 제시하는 기본 설치 기준은 소 100마리당 카메라 한 대다.
기존 CCTV에 연결해 AI 영상 분석을 적용하는 장치로는 AI Core Link가 있다. 김 대표는 AI CDS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축산농가의 눈과 손이 되어 24시간 가축을 돌보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농가 실증과 정부 사업
2024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기술융복합 현장적용 실증사업을 통해 충남 예산군의 한우농가에 AI CDS가 설치됐다. 아이티테크에 따르면 예산군 한우농가는 AI CDS 도입 후 노동력 비용을 연간 약 3,000만 원 절감했다. 같은 농가의 발정 신호 탐지율은 약 95%라고 회사는 밝혔다.
2025년 9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제3회 스마트축산 AI 경진대회에서 상용화 부문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2025년 11월 농민신문 인터뷰에서 현장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AI가 파수꾼 역할을 하니 불침번을 서지 않아도 돼 잠을 푹 잔다는 농가의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다”
미국·일본·태국으로 넓히는 해외 실증
미국에서는 현지 법인과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2025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가한 뒤 2월 캘리포니아에 현지 법인을 세웠고, 같은 해 4월에는 텍사스 소 사육자 협회(TSCRA) 회원 자격으로 박람회에 나갔다. 7월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포모나(Cal Poly Pomona)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 니가타현에서는 니가타국립대학, 산조시립대, 야스다목장 등과 AI CDS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CP그룹이 육계 사육 환경에 맞춘 기술 개발을 아이티테크에 의뢰했다.
특허도 이어졌다. 첫 특허 '스마트 가축 관리 시스템 및 그 방법'은 일본(2024년), 미국(2026년 3월), 유럽(2026년 7월)에 등록됐다. 국내에서는 등록 특허 6건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 축산 기술의 위상을 높이겠다”
AI Core 플랫폼으로 보안·산업안전까지
아이티테크는 영상 분석 기술을 AI Core 플랫폼으로 묶어 보안·산업안전·교통·스마트시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은행 임직원 대상 실증도 진행 중이다. 한우를 대상으로 만든 시스템을 젖소·닭 등 다른 축종에 활용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