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매장의 반복 작업을 설비와 소프트웨어, 디지털 발주 시스템으로 넘겨 노동시간과 인건비를 줄이는 곳이 있다. 맞춤형 김밥 전문점 삼청당을 운영하는 헤이디쉬코리아의 김유빈 대표(1992년생)는 이 방식으로 매장별 품질과 생산성의 차이를 줄이고 점주에게 남는 수익을 높이려 한다. 삼청당은 현재 국내 50여 개, 해외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이스 시트기와 김밥 절단기, 반복 작업을 장비로
삼청당은 홍대본점에 라이스 시트기와 김밥 절단기를 설치했다. 설비 가격은 라이스 시트기가 약 1,250만원, 김밥 절단기가 약 320만원으로 합계 1,570만원이다. 반복 작업을 줄이기 위해 들인 장비다.
김 대표는 설비 도입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설비 도입 이후 기존 운영 대비 최소 1~1.5명분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절감 효과는 설비 도입에 따른 작업 분담의 변화에서 나왔다.
그는 “반복 작업을 장비가 담당하면서 직원들이 다른 조리 업무와 주문 대응에 집중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자체 메뉴 소프트웨어와 자동조리기 연구개발
삼청당은 김밥 장비와 별도로 자동조리기 연구개발도 해 왔다. 자체 메뉴 소프트웨어로 조리 온도와 시간, 교반 속도를 관리해 일정한 품질을 내는 것이 목표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리 자동화와 발주 시스템에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메뉴는 고객이 속재료뿐 아니라 김밥의 바탕 재료까지 고르도록 짰다. 베이스는 백미, 현미, 지단, 메밀소바, 포두부 다섯 가지다. 이렇게 구성한 김밥의 객단가는 현재 약 9,000~1만 2,000원으로 일반적인 김밥보다 높은 편이다. 카드 결제 데이터 기준 재구매율은 40%를 웃돈다.
김 대표는 재방문의 조건을 이렇게 짚었다. “새로운 메뉴가 첫 방문을 만들었다면 맛과 양, 제공 속도, 응대의 일관성이 재방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 “핵심 경쟁력은 메뉴와 브랜드의 약속을 꾸준히 지키는 운영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주방 밖 업무는 오더히어로 OMS로 통합
삼청당은 식자재 발주와 배송, 정산을 딜리버리랩의 오더히어로 OMS로 통합했다. 오더히어로 OMS는 딜리버리랩이 제공하는 발주·배송·정산 통합 시스템이다. 2025년 공개한 발주 시스템 파일럿 테스트에서는 평균 5%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왔다. 발주 소요시간은 최대 40% 줄었고, 일부 품목의 비용 절감률은 최대 28%였다.
향후에는 판매 데이터와 레시피, 재고를 연계해 발주량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 수요 예측과 재고 최적화, 인력 배치까지 검토 대상이다.
김 대표는 기술의 한계도 짚었다. “기술은 반복적인 계산과 확인 업무를 보완할 수 있어요. 다만 재료 상태를 판단하고 예상하지 못한 주문에 대응하는 일에는 여전히 현장의 경험이 필요하죠.”
햄버거 실패에서 김밥 전환까지
삼청당의 출발점은 미국식 햄버거 ‘슬로피 조’였다. 김 대표는 서강대학교에서 영미어문학과와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덮밥 브랜드 뜸들이다의 공동창업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KAIST IMPACT-MBA에서 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여러 사업의 교훈을 이렇게 말했다. “여러 사업을 경험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일상에서 반복해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슬로피버거는 낯선 형태 탓에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 미쳤고, 새 메뉴를 고민하던 김 대표는 김밥을 택했다. 성수동 배달 매장에서 반응을 먼저 살핀 뒤 약 8평 규모의 홍대 매장을 김밥 전문점으로 바꿨다. 전환 이후 매출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더인벤션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일본·발리 진출과 3~5년 목표
해외 매장은 일본과 인도네시아에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 신바시 배달전문매장의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한 뒤 미조노구치 마루이 백화점에 입점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도 매장을 열었다. 국내에서 효과를 확인한 설비와 운영 시스템이 해외에서도 같은 성과를 낼지는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헤이디쉬코리아의 2025년 매출은 37억원이다. 김 대표는 2026년 매출이 50억원을 곧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3~5년 목표로는 국내 100개 이상 매장과 해외 8개국 이상 진출을 제시했다.
현지 매장 운영과는 별도로 냉동김밥의 해외 유통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점주에게 남는 수익과 노동시간을 꼽았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점주에게 실제로 남는 수익과 그 수익을 만들기 위해 투입하는 노동시간이에요. 점주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본사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죠.”라는 설명이다.
이 기사는 벤처스퀘어가 KAIA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