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설계 업무를 줄이는 AI 기술을 건축 교육 기업이 직접 만들고 있다. 건축 전문 에듀테크 기업 렉터스(LECTUS)는 기업부설연구소 LECTUS.LAB에서 AI 기반 BIM(건축정보모델링) 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 194세대 규모 주택사업을 대상으로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BIM은 건축물의 설계·시공·유지관리 정보를 디지털 모델로 연결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기술 개발의 바탕에는 한국인공지능협회와 맺은 업무협약,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딥테크 특화 창업중심대학 지원이 있다. 기술검증은 한국사회주택협회 소속 나눔하우징과 함께 하고 있다. 렉터스는 설계에 필요한 지형을 자동 생성하는 제품 메스그라피도 개발했으며, 3D 자동 생성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AI BIM으로 데이터를 잇는다
박상근 대표는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반복적인 설계 업무를 줄이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박 대표가 그리는 방향은 데이터 연결이다. 그는 “사업 초기의 수익성 검토부터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까지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하고 싶습니다. 특히 공공주택 공급사업에 적용해 건축물의 공급과 관리 효율을 높이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합정동 194세대 주택사업 기술검증은 AI BIM의 가능성을 확인할 첫 시험대다. 렉터스는 이 기술을 고도화하는 후속 연구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으로 쌓은 기반
렉터스의 출발은 교육이다. 박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건축학과 학생 시절 겪었던 불편이었다. 그는 “건축 실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많았지만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은 부족했습니다.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건축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렉터스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며, 누적 수강생은 5만명이다. 제휴 기업은 800여개, 확보한 대학 네트워크는 90곳이다. 졸업생들이 건축회사에 취업하면서 기업 교육 수요도 늘어났다.
박 대표는 강의에 대해 “전문성, 체계성, 활용성, 효율성, 피드백을 기준으로 제작한 강의는 현재 90개에 이릅니다. 수강 만족도는 95% 수준이죠.”라고 말했다.
교육사업이 성장하자 박 대표에게는 기술을 배운 건축인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없을까 하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고, 설계 과정의 반복 작업과 복잡한 데이터 관리가 산업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익 구조와 신규 서비스
수익원도 달라졌다. 개인 수강료 중심에서 기업·기관 맞춤형 교육, 정부 지원 교육,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공급으로 다양해졌다. 렉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14억원이고,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이다. 총 근무 인원은 10명이다.
교육받은 인재를 건축 공모·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렉터스는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광역시건축사회와 협력한다.
홍대 인근에는 오프라인 교류 공간 렉터스 라운지를 마련했다. 자체 건축 미디어 채널 렉크레이션은 웹매거진과 오프라인 매거진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사회문제 해결로 넓히는 영역
렉터스는 2023년 기술보증기금의 소셜벤처 판별을 받았다. 한국해비타트와는 취약계층을 위한 이동식 목조주택 공모전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2025년 KAIST IMPACT-MBA에 입학해 재학 중이다.
렉터스는 주거권 보장, 건축 폐기물 감축, 지속가능한 도시로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20세기 바우하우스가 그랬듯 21세기 렉터스도 교육과 기술을 통해 건축인들이 성장하고, 그들이 건축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유치와 관련해서는 딥테크 팁스(TIPS)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 전문성과 신뢰를 실제 건축 기술 경쟁력으로 입증하는 것이 렉터스에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