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의 평가 기준이 도입 여부에서 업무시간과 비용 절감 같은 ROI로 옮겨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울 코엑스에서 연 ‘마이크로소프트 인더스트리 서밋 2026’은 LG전자·아모레퍼시픽·한화오션 등 기업의 AI 에이전트 적용 사례와 피지컬 AI 시연을 앞세웠다. 사람이 지시하던 단계에서 목표를 주면 계획과 도구 선택, 실행까지 맡는 에이전트 단계로 넘어가는 흐름이 행사 전반에 깔렸다.
기자는 지난 4월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에 이어 약 5개월 만에 MS 행사를 찾았다. 전에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AI를 업무에 적용해 무엇이 달라졌는가가 전면에 나왔다.

4개 트랙 50여 개 세션, 30여 개 사례
인더스트리 서밋 2026은 4개 트랙, 50여 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금융·리테일·제조·헬스케어·교육 5개 산업을 중심에 두고, 30여 개 고객·파트너 사례가 발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오성미 AI 워크포스 GTM 디렉터는 행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고객들이 실제 AI를 현업에 어떻게 도입해 어떤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 먼저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베스트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는 설명이다.
행사장에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나만의 AI 정비소’를 콘셉트로 한 코파일럿 개러지에서는 포스터 디자인 시안을 만드는 체험이 이뤄졌다. 코파일럿과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적용해 보는 공간은 AI 핸즈온 랩이다.

LG전자·아모레퍼시픽·한화오션, 업무시간으로 말한 성과
LG전자는 사내 데이터와 지식을 활용하는 AI 에이전트 ‘찾다(CHATDA)’를 R&D 업무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생성형 AI와 사내 데이터를 연결하면서 현업 담당자가 자연어로 직접 질문해 분석 결과를 얻는 구조로 바뀌었다. 행사에서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찾다 적용 후 분석 작업 소요시간은 약 2주에서 45초로 줄었다. 찾다 3.0 구축에는 깃허브 코파일럿과 엠씨피(MCP)가 활용됐다.
아모레퍼시픽은 70여 년간 축적한 R&D 데이터를 AI 활용 자산으로 연결한 사례를 공개했다. 처방 분석 업무는 3명이 약 일주일 걸리던 것이 하루 수준으로 줄었다.
한화오션은 총무 확인·문의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만 3000시간의 업무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은지 한화오션 책임은 “AI 확산의 최종 목적은 AI 사용률 자체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실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생성형 AI와 에이전트의 차이
기존 생성형 AI에서는 사람이 업무를 쪼갰다. 에이전트는 다음 단계까지 이어서 수행한다.
해외 사례로는 노르웨이 화학기업 야라(Yara)의 Azure 기반 디지털 트윈이 소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명에 따르면 야라는 특정 엔지니어링 업무 효율을 최대 50%, 공장 가동 중단 이후 복구 속도를 최대 70% 개선했다.
피지컬 AI 시연과 코파일럿의 다음 방향
피지컬 AI 시연도 이어졌다. 음성·비전·경로계획과 물리 기기를 연결한 드론 시연이 있었다. 가로·세로 약 1.2m 크기의 미로에서는 사람이 직접 명령을 내리는 로봇과 AI가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이 겨루는 탈출 시연이 진행됐다.

코파일럿 시연에서는 포스터 시안 제작부터 이메일·팀즈 메시지 작성까지 업무의 앞뒤 단계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오성미 디렉터는 코파일럿의 다음 단계로 오토파일럿 개념을 현장에서 설명했다. 일정한 업무 범위 안에서 지속적인 사람 개입 없이 맡은 일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그는 이를 “사이버상에 있는 정말 살아있는 인턴”에 빗댔다.
자율성이 커질수록 권한 통제
AI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권한 통제와 인간 개입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MS 측은 “처음부터 AI에 모든 권한을 부여하기보다 최소 권한부터 단계적으로 부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이 즉시 중단·복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벤처스퀘어와 KAIA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