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속도가 곧 사업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행사의 출발점이었다. 에이전틱 AI 플랫폼 기업 씽킹AI(ThinkingAI)는 20일 이곳에서 ‘ThinkingAI Summit Seoul 2026(TAS 2026)’을 열었다. 주제는 ‘Agentic Growth’이고, ThinkingAI Summit은 올해로 4년째다.
7개 세션에서는 AI를 업무에 적용한 기업들이 겪은 변화와 이를 조직 생산성·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다뤘다. 행사장에는 씽킹AI의 시맨틱 레이어 기반 AI 에이전트 플랫폼 Agentic Engine을 체험하는 데모 부스도 마련됐다.

개인 생산성은 올랐는데 기업 성과는 왜 더딘가
첫 발표자인 서광덕 씽킹AI 한국 지사장은 ‘AI가 빨라졌는데, 왜 비즈니스는 아직 느린가’를 주제로 AI 도입 이후 개인의 생산성 향상과 기업의 사업 성과 사이의 차이를 설명했다. AI 도입은 늘었지만 기업 수익성 개선은 별개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업무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로는 두 기관의 조사가 인용됐다. 맥킨지의 2026년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이 AI로 개인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반면 AI가 영업이익에 기여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7%였다. MIT NANDA의 2025년 분석에서는 기업 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의 95%가 측정 가능한 손익 개선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서 지사장은 구축, 지속 운영, 수익화의 세 단계에서 원인을 짚었다. 이어 게임 서비스의 일간활성이용자(DAU)가 갑자기 줄어드는 가상 상황을 예로 들었다.
기존 방식은 데이터를 요청한 뒤 여러 부서가 협의하고, 분석 이후 업무가 분리된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감지부터 실행, 결과 확인까지 수행한다. 에이전트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원인을 추적해 대응안을 제시하면 담당자 승인 후 실행하는 구조로, 분석과 의사결정 사이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감지·분석·판단·실행·결과 검증을 하나로 잇는 흐름이 씽킹AI가 제시한 그로스 루프(Growth Loop)이고, 이를 구현하는 플랫폼이 Agentic Engine이다.
개발 현장: 넥스트증권·언더독스·블루홀 스튜디오
서동진 넥스트증권 AI 데이터플랫폼팀 팀장은 AI 에이전트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 사례를 발표했다. AI가 생성한 코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작동 여부만 확인하고 넘어갈 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결과와 의도·대안·판단·시행착오를 기록하는 ‘마스터 레포’ 체계를 마련했다.
넥스트증권의 하루 평균 병합된 코드 변경 요청(PR)은 8월 1.4건에서 10월 14.6건으로 늘었다. 다만 서 팀장은 이것이 생산성 10배 향상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강민석 언더독스 공동창업자는 평균 경력 18년의 6인 팀이 개발·서비스 중인 게임 ‘Polaris: Crown Legacy’ 사례를 소개했다.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분석 시간을 줄였고, 이용자 행동 분석부터 개선안 확정까지 3일이 걸렸다. 이탈한 고과금 이용자는 게임 내 전투에서 전투력의 46%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 분석을 바탕으로 ‘신전’ 콘텐츠를 기획했다. 운영 DB 접근과 최종 코드 반영 권한은 제한했다.

이승현 블루홀 스튜디오 Seed팀 디렉터는 75점짜리 빌드를 먼저 만드는 개발 방식을 소개했다. 기존에는 기획 문서를 쓰고 여러 차례 검토와 승인을 거친 뒤에야 구현해 재미나 사용성 문제를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줄이려고 플레이 가능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 시험하고 수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역할과 작업 기준에 따라 AI 에이전트 388개를 구성했다.
그 결과 신규 무기 하나를 추가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0일에서 1일로, 신규 몬스터 추가 작업은 약 244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었다. 두 수치는 경과 시간 비교이며 실제 인력 투입 시간은 아니다.

데이터 분석 자동화: 클래스101과 CRM 연결
하길우 클래스101 제품전략팀 리드는 분석가 2명과 함께 AI 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한 경험을 공유했다. 핵심 설정 작업에는 3~4일이 걸렸다. 자연어 질문 기반 분석 환경을 갖추면서 실험을 통해 학습 결과를 얻는 시간이 발표 자료 기준 3일에서 1일로 줄었다. 그는 공통 지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주 씽킹AI 세일즈 디렉터는 장바구니 이탈 고객 분석을 CRM 캠페인 실행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건강기능식품 자사몰 어니스트리처럼 광고·행동·주문 데이터를 통합 활용하는 사례가 함께 언급됐다. 게임 ‘화이트아웃 서바이벌’도 사례로 소개됐는데, 이 게임에서는 직원의 60% 이상이 분석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대담: 어디까지 AI에 맡길 것인가
고채영 씽킹AI 마케팅 이사가 진행한 마지막 대담에는 전준영 원스토어 게임사업TF 본부장과 ‘빌더조쉬’로 활동하는 김승권 조슈아앤컴퍼니 대표가 나섰다. 전 본부장은 리더 에이전트가 업무를 배분하되 계약과 주요 의사결정의 최종 승인은 사람에게 두는 방식을 소개했다.
구성원 6명인 조슈아앤컴퍼니는 마케팅·영업·상품·운영 등에 반복 실행형 에이전트 11개를 투입했다. 각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손익 책임을 진다.
대담의 공통 과제는 AI에 어디까지 맡길지, 승인·개입·최종 책임을 업무 설계 단계에서 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행사장에 마련된 데모 부스에서는 참석자들이 Agentic Engine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