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가 읽은 신호를 외부 프로세서로 넘기지 않고 칩 안에서 처리하는 온센서 AI 반도체를 바이탈아이씨(Vital IC)가 개발하고 있다. 혈당 측정 패치 개발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신호 측정·무선통신·데이터 처리를 한 칩에 통합하는 차세대 제품을 준비 중이다. 왕성호 대표가 인터뷰에서 회사의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바이탈아이씨는 지금 의료기기 제조사에 생체신호 처리 칩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완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의료기기 제조사에 반도체와 모듈을 공급하는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회사는 무선통신 반도체에서 쌓은 설계 역량을 인체의 미세한 전기 신호를 측정하고 처리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온센서 AI란 무엇인가
온센서 AI(On-Sensor AI)는 센서 가까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일반 기기는 데이터를 별도 프로세서나 외부 장치에서 처리한다. 반면 온센서 AI는 데이터가 발생하는 위치 가까운 반도체에서 일부 연산을 맡는다.
온센서 AI에는 소형 기기용 경량 기계학습 기술인 타이니ML(TinyML)을 활용한다. 왕성호 대표는 이 기술로 아날로그 회로의 동작과 센서 데이터 처리 과정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투스·RISC-V를 결합하는 차세대 칩
개발 중인 제품은 NMS4160과 NMS4150이다. NMS4160은 기존 NMS4110의 신호 측정 기능에 블루투스 통신을 결합한 제품이다. NMS4150은 32비트 RISC-V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통합해 데이터 처리 기능을 강화한 반도체다. 두 제품 모두 개발이 진행 중이다.
NMS1111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링용으로 여러 생체신호를 수신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제품이다. 측정, 무선통신, 데이터 처리를 한 칩에 묶는 방향은 이들 제품에 공통으로 나타난다.
현재 공급 제품: NMS4110
지금 공급하는 대표 제품은 전기화학 센서용 신호처리 반도체 NMS4110이다. 측정 가능하도록 설계된 전류 범위는 500피코암페어(pA)에서 200마이크로암페어(μA)까지로, 약 40만 배 폭이다. 초당 최대 10만 회 측정할 수 있고, 가로·세로 각각 약 2.6mm 크기다.
입력 임피던스는 1기가옴(1GΩ) 이상이다. 입력 회로를 전환해 2·3·4전극 센서 방식을 지원한다.
회사는 기준 설계 모듈과 맞춤형 설계를 병행한다. 기준 설계 모듈로는 혈당 측정 패치용 C1000, 심전도 패치용 E1000, 수면·호흡 모니터링용 A1000이 있다. 전기화학 센서 개발용 휴대형 측정 장비로는 P1000이 있다.
혈당 패치에서 칩 공급으로
바이탈아이씨의 전 사명은 네메시스다. 2017년 10월 설립됐고 2026년 3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2021년에는 길이 1mm의 미세 바늘을 활용한 패치형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을 진행했다. 2022년에는 자체 칩과 효소 기반 미세 전극을 묶은 모듈 시제품을 완성했고, 그때 내건 목표 원가는 기존 연속혈당측정기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혈당 측정에 쓰는 정밀 신호처리 기술을 다른 의료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완제품 중심에서 반도체·모듈 공급 중심으로 사업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연쇄창업가와 팀
왕성호 대표는 무선통신 반도체 분야 연쇄창업가다. 2003년 지그비 기반 무선통신 반도체 팹리스 레이디오펄스를 세웠다. 레이디오펄스는 2015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IXYS에 인수됐다. 인수 조건은 현금 최대 1,650만 달러였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600만 달러가 추가로 지급되는 구조였다. 레이디오펄스의 누적 반도체 판매량은 약 3,000만 개다.
임직원은 23명이다. 김근회 CTO(부사장)는 레이디오펄스 시절에도 CTO를 맡았다. 길준호 상무는 시스템온칩(SoC) 연구소를 담당하고, 삼성전자 출신인 최현무 부사장은 국내·아시아 영업을 맡고 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제민규 교수는 네메시스 공동창업자로 기술 자문을 담당한다.

지원 이력과 투자 참여사
바이탈아이씨는 2018년 팁스(TIPS)에 선정됐다. 팁스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2022년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사업 BIG3의 대상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4년 12월 ‘팹리스인의 날’ 행사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투자 참여사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캡스톤파트너스, LX벤처스 등이 언급됐다.
개발 중인 차세대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려면 상용화와 고객사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