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상 고객이 되어 질문하고 거절하면, 교육생이 대응하고 기업별 기준에 따라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 상담 훈련 서비스가 있다. 크디랩이 운영하는 AI 기반 기업교육 솔루션 ‘쏘카인드’다. 쏘카인드는 2022년 8월 직무화법 교육 서비스로 출시된 뒤 AI 기반 상담 훈련 솔루션으로 발전했다.
배수정 크디랩 대표는 상품을 아는 것과 고객에게 잘 설명하는 것은 다르고, 강의와 매뉴얼만으로는 다양한 고객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크디랩은 AI가 이 훈련 과정을 맡도록 설계했다.
AI 롤플레이와 코칭 리포트: 훈련·평가·피드백 구조
쏘카인드에서 AI는 가상 고객 역할을 맡아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거절한다. 교육생은 이에 응대하고, 결과는 기업별 기준에 따라 평가돼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교육생은 거절 강도와 난이도를 선택해 반복 훈련할 수 있고, AI 코칭 리포트도 제공받는다.
크디랩은 기업별 업무 지식과 상담 기준을 적용한 시나리오와 평가 체계를 설계한다. 평가 기준은 기업과 직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며, 시나리오와 평가 체계는 업종과 기업에 맞춰 설계한다.
기업별 업무와 기준 차이를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도입 전에는 통상 2주에서 한 달 동안 고객사의 업무와 교육 목적을 분석한다.
배 대표는 AI 모델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AI 모델은 이제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모델에 현장의 어떤 경험과 노하우를 담느냐입니다. 저희가 모델 개발보다 교육 콘텐츠와 평가 체계 설계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장을 알아야 시나리오가 나온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지점장이나 동료가 고객 역할을 맡아 상품 설명을 연습했다. 이 방식을 AI로 옮겨 달라는 고객사 요청을 계기로, 크디랩은 국내 대형 보험사와 개념검증(PoC)을 진행했다. 배 대표는 신입 설계사 교육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생명보험·손해보험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교육에도 참여했다.
배 대표는 그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장을 모르고는 이 서비스를 자신 있게 제안할 수가 없더라고요. 직접 시험을 보고 교육을 받아보니 신입 설계사들이 어디서 막히는지가 보였습니다.”
배 대표는 고성과자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고성과자들이 반드시 말을 유창하게 잘한다기보다는 주로 고객의 상황을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고, 어려운 내용을 고객 눈높이에 맞는 말로 바꿔 전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도입 73개 기업·교육 6만 명…통신사·보험사 성과 지표
크디랩에 따르면 쏘카인드를 유료로 도입한 기업은 누적 73개이고, 교육 참여 인원은 6만 명을 넘어섰다.
한 국내 대형 통신사에서는 약 2,000명의 직원이 약 한 달간 쏘카인드 집중 교육을 받았다. 크디랩은 교육 이후 이 통신사의 고객 응대 평가 지표인 KSCQI 점수가 96점에서 97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3개 지역단 소속 설계사 약 500명을 6개월간 분석한 결과도 있다. 입사 2~13개월 차 설계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쏘카인드를 활용한 설계사의 정착률이 2.1% 높게 나타났다고 크디랩은 밝혔다. 정착률은 입사 후 13개월까지 근속한 비율이다.
크디랩이 고객 응대 평가 점수와 신입 설계사 정착률 등 현장 성과를 살펴본 것은 실습 점수 상승을 넘어 실제 업무 역량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I 점수는 개선 자료…한계도 확인
크디랩은 AI 점수가 곧 좋은 상담은 아니라는 점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그래서 점수를 최종 성과 판단이 아니라 개선 자료로 활용한다.
배 대표는 사람마다 대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나를 표현하는 일이라 정답이 하나일 수 없습니다. 고객의 언어로 말하는 자신만의 방식은 스스로 찾아가야 합니다.”

메디컬·영업으로 적용 분야 확장 논의
크디랩은 피부·미용 의료기관 등 메디컬 분야 고객과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B2B와 기술 영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일본어와 영어 버전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보험사 네트워크를 통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배 대표는 AI가 고객 응대를 대신하는 영역이 늘수록 사람 상담에서는 진정성과 상황에 맞는 설명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크디랩의 장기 목표는 전 세계 1,000만 명이 어려운 대화를 자신 있게 풀어가도록 돕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