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자체가 새로운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스코는 13일 시스코코리아 오피스에서 ‘AI 시대의 사이버보안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릴렌트리스 디펜스 보고서(Relentless Defense Report)’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AI 에이전트에도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하는 대응 방식과 시큐어 액세스 서울 리전을 소개했다.
행사는 시스코코리아 최지희 대표의 환영사로 시작했다. 이어 시스코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APJC) 지역 SASE 비즈니스 리더 무케시 찬드 타피알과 시스코코리아 보안 사업 총괄 상무 황성규가 발표했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30개 시장 8,000명 조사, 한국 방어 역량은 58점
릴렌트리스 디펜스 보고서는 시스코가 글로벌 사이버 보안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다. 2026년 4~5월 전 세계 30개 시장의 보안 전문가 8,000명을 조사했고, 보안 범위·대응 속도·조직 내 마찰을 기준으로 방어 역량을 평가했다. 가중치는 보안 범위 25%, 대응 속도 25%, 조직 내 마찰 50%다.
100점 만점 기준 보안 역량은 글로벌 평균이 64점, 한국은 58점이었다. 최근 1년간 비즈니스에 실질적 영향을 준 사이버 보안 사고를 경험한 조직은 전 세계 91%, 국내 80%로 집계됐다. 글로벌 조사에서 이런 사고 중 AI 관련 공격을 포함한 비율은 35%였다.
대응을 늦추는 건 기술보다 조직 내부
보안 실무자 10명 중 6명은 사고 대응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기술적 한계보다 조직 내부 문제를 꼽았다. 보고서는 대응 지연의 원인으로 승인·권한·부서 간 데이터 분산 등을 지목했다. 사고 대응에 대한 사전 합의가 없으면 탐지 기술이 아무리 빨라도 실제 조치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안·네트워크·IT팀이 하나의 조직처럼 협업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 세계 41%, 한국 24%였다. 국내 응답자의 44%는 위협 추적보다 분산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고 답했다. 보안 지표가 지나치게 기술적이라 경영진 의사결정을 이끌기 어렵다는 응답은 글로벌 43%, 한국 40%였다.

릴렌트리스 디펜더는 글로벌 8%, 국내 1%
시스코는 높은 수준의 보안 역량을 갖춘 조직을 릴렌트리스 디펜더(Relentless Defenders)로 분류했다. 이 그룹이 글로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국내에서는 1%다.
최상위 그룹은 보안·네트워크·IT 조직이 통합 운영되는 비율이 83%로, 나머지 그룹의 37%보다 높았다. 보안 투자를 확대한 뒤 실제 사이버 사고가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도 최상위 그룹은 71%, 나머지 그룹은 39%였다.
AI 도입 효과와 에이전트 보안 격차
글로벌 응답자의 87%는 AI를 도입한 뒤 위협 탐지 속도가 최소 25% 향상됐다고 답했다. 대응·복구 속도가 같은 수준 이상 개선됐다는 응답은 85%였다.
보안 운영에 AI 에이전트를 광범위하게 적용한 조직은 글로벌 약 3분의 1, 한국은 5분의 1이다. 에이전트가 침해당했을 때 탐지·대응할 수 있다고 강하게 확신하는 조직은 전 세계 54%, 국내 37%였다. AI 에이전트 자체가 새로운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케시 찬드 타피알 리더는 기업이 모든 에이전트의 신원을 파악하고 행동별 권한을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에 제로 트러스트, 서울 리전은 7월부터
시스코는 대응 방식으로 AI 에이전트에도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하자고 제시했다. 보안 서비스 엣지(SSE) 기반의 시큐어 액세스(Cisco Secure Access)가 3,800개 이상의 AI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가시성과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시큐어 액세스의 국내 데이터센터 기반 서비스 접점인 서울 리전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7월 29일부터 국내 트래픽을 처리하고 있다.
시스코는 보안 대응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에 몇 가지를 제언했다. 사고가 나기 전에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보안 데이터를 통합하며, 대응 절차를 훈련하고 검증하라는 것이다. AI로 초기 대응을 자동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격을 탐지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큼 조직이 얼마나 신속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