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빌리티가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Billi)’의 학습 방식으로 뉴비의 공간지능에 별도의 조작 데이터를 더해 하나의 추론 모델로 학습시키는 구조를 내놨다. 회사는 ‘Billi The First Look’ 미디어 프리뷰에서 빌리를 처음 공개했다. 빌리는 이동과 조작을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한 로봇이다.
빌리는 휠 기반 하체에 두 팔과 손, 높낮이 조절이 되고 360도 회전하는 상체를 결합했다. 퍼셉션·디시전·컨트롤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설계했고, 여러 스킬셋을 조합해 작업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이동 이후의 문제를 푸는 로봇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사업을 시작한 로봇 기업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물건을 전달하는 등 이동 이후의 문제를 풀기 위해 ‘손’을 붙였다. 뉴비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풀었다면 빌리는 도착한 뒤 ‘무엇을 할 것인가’까지 업무 범위를 넓히는 첫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는 “저희가 풀고 싶은 문제는 휴머노이드 그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사람이 일하는 공간에서 이동과 조작을 연결해 제조·물류와 같은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접근은 AMR 같은 기존 자동화 설비 사이에 남아 있는 사람의 업무를 겨냥한다.
하체는 실내외를 모두 이동하면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휠 기반 구동형으로 골랐다. 두 팔·두 손과 높낮이 조절 상체는 사람이 사용하는 선반과 작업대에 대응하도록 더했다.
뉴비의 현장 데이터가 기반
빌리 개발의 기반은 뉴비의 현장 운영 경험이다. 국내외 150곳 이상의 서비스 현장에서 뉴빌리티가 400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배치했다. 뉴비의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4만km다.
회사는 현재 운영 규모 기준으로 시각·공간 인지 데이터가 연간 약 1억450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보수적으로 환산한다. 다만 주행 데이터가 곧바로 조작 능력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존 공간지능을 기반으로 별도의 조작 데이터를 더해 학습하고 있다.
성수에는 몸과 손의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는 센터를 구축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실제 PoC 현장에서는 작업별 데이터를 추가해 모델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빠르게, 4개 스테이지로 성능 검증
상용화 방식에 대해 강 대표는 “모든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일을 하게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능과 스킬셋을 고도화하는 것이 뉴빌리티가 빌리를 상용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빌리가 두 발 보행이 아닌 휠 기반으로 나온 배경에도 상용화 우선 전략이 있다.
성능은 4개 스테이지로 나눠 단계적으로 높인다. 초기 단계 KPI는 사람 기준 30~40%에서 시작하고, 마지막 단계의 목표는 사람 대비 80~95%다.
PoC는 식품 제조, 정밀 제조, 물류, 대규모 교통 복합단지 등 4개 분야에서 예정돼 있다. 버티컬별로 수개월 진행하며, 이후 같은 버티컬의 다른 기업으로 확장한다. 대형 식품 제조사 PoC에서는 연내 빌리 1대로 작업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진행한다. 단기적으로는 수십~수백대를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목표다.
사양과 설계 취지
빌리의 직접 조작 페이로드는 15kg 미만이다. 물건을 적재함에 넣어 이동할 때는 최대 60kg까지 운반할 수 있다. 한 번 가동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작업 조건에 따라 다르며 약 4~6시간이다.
뉴비를 운영하며 겪은 엘리베이터 문제도 빌리의 형태에 반영됐다. 엘리베이터마다 프로토콜과 연동 조건이 달라 새 현장마다 별도 구축이 필요했다. 빌리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눌러 소프트웨어 연동 없이 층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설계 취지다.
이족보행 형태는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