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돌봄의 무게중심이 식사·목욕·이동 같은 생활보조에서 AI 안부확인과 돌봄로봇 같은 기술 기반 일상 지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고령자 중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5%로, 전체 인구의 만족 비율 40.1%보다 낮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도록 지원하는 AIP(Aging in Place) 개념이 확산되면서, 돌봄의 기준이 ‘어디서 보호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일상을 이어가게 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안부전화·스피커가 메우는 재가돌봄 공백
기술을 활용한 재가돌봄 서비스가 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안부전화 서비스 ‘클로바케어콜’을, 청연은 ‘청연케어 안부콜’을 각각 운영하며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안전을 확인한다. 서울 종로구는 화면형 AI 스피커를 활용한 통합돌봄 사업 ‘종로 365 AI 안심지킴이’를 통해 100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크노바가 선보인 AI 케어 디바이스 ‘노바케어’도 홈케어 영역에서 활용되며, AI돌봄서비스 사업 ‘행복커넥트’는 케어닥을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병원 밖으로 나오는 돌봄로봇
돌봄로봇의 적용 범위도 병원에서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국립재활원은 지난 16일 ‘2026 돌봄로봇 네트워크 포럼’을 열고 노인·장애인의 이동과 이승, 배설, 목욕, 식사를 지원하는 돌봄로봇의 연구·실증 결과를 공유했다. 병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돌봄로봇의 서비스 방향도 함께 논의됐다.
기술과 함께 가는 사회참여형 프로그램
케어닥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학교형 데이케어 브랜드 ‘케어닥 어르신돌봄학교’ 직영 1호점을 열었다. 데이케어센터에 학교 콘셉트를 적용해 배움과 사회적 교류를 함께 지원하는 방식이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노년기에는 일상 속에서 능동적인 사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내 데이케어센터에서 사회적 관계 형성과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초로기 치매환자의 사회참여를 돕는 ‘초록기억카페’를 2023년 강서구를 시작으로 도봉구, 양천구를 거쳐 올해 7월 성북구에 4호점을 열었다. 두뇌싱긋연구소는 인지 재활 프로그램 ‘전국두뇌자랑’을, 은평어르신돌봄통합지원센터는 자조모임 ‘은돌뜨개방’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의 사회적 관계 유지를 돕고 있다.
박재병 대표는 “초고령화로 달라지는 사회 변화에 맞춰 돌봄의 역할과 개념 역시 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보호와 지원을 넘어 어르신의 정서 지원과 돌봄 공백 보완에 이르기까지 일상 전반을 뒷받침하는 돌봄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AI 안부전화와 스피커, 돌봄로봇, 학교형 데이케어까지 기술과 사람이 맞물린 돌봄 모델이 초고령사회 한국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