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예약 뒷단의 견적 작업은 오래 걸린다. 담당자가 항공·호텔 요금, 세금, 취소규정을 일일이 대조해 견적서를 만드는 데 짧게는 20분, 길게는 3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리아드코퍼레이션(리아드)은 이 작업을 AI로 대체한 B2B 여행 예약 솔루션 ‘예약(yeyak)’을 이달 출시했다. 여행사, 카드사, 핀테크 플랫폼을 대상으로 견적·예약·정산 업무를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AI가 대조하고, 사람은 예외를 처리한다
‘예약’은 전 세계 300만 개 이상의 호텔 정보와 연동된다. AI가 요금과 세금, 취소규정을 대조해 견적을 자동 생성하고, 반복적인 조회·비교 업무는 기계가 처리한다. 다만 예외 상황이 발생하면 사람이 개입하는 Human-in-the-loop 방식을 택했다. 리아드는 지난 8월 초 카카오톡 채널 기반의 견적 생성 서비스 ‘예약 심부름’을 먼저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평균 견적 생성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였다. SDK를 활용해 카드사·핀테크 앱 내부에 직접 연동하는 경우에는 조회부터 예약 처리까지 약 12초 만에 끝난다.
여러 도시나 단체 호텔을 동시에 견적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처리 속도가 기존보다 4~7배 빨라졌고, 담당자 1인당 처리 업무량은 약 3배 늘었다. PoC(개념증명) 결과 예약 전환율도 기존 수작업 대비 약 20% 높게 나타났다.

B2C 마케팅 경쟁에서 B2B 인프라로
이병주 대표는 야놀자그룹 출신으로, B2C 온라인 여행사를 운영한 경험에서 이번 사업의 방향을 잡았다. 그는 “B2C 온라인 여행 시장의 최저가 경쟁과 마케팅비 지출은 스타트업이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고객획득비용(CAC)이 계속 오르는 시장에서 마케팅비로 경쟁하는 대신, 이미 고객을 보유한 카드사·핀테크·여행사에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런 사업 방향을 잡기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이 대표는 “직원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수작업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은 상담과 제안에 집중하게 만드는 백오피스 생산성 도구로서 자생적인 B2B AI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리아드가 참고한 모델은 미국 카드사 JP모건 체이스의 여행 예약 서비스 ‘체이스 트래블’이다. 카드사·핀테크가 이미 보유한 고객 기반과 포인트 체계를 활용해 여행 예약 기능을 붙이는 방식이다. 리아드는 이런 사업모델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글로벌 트랙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호텔에서 시작해 항공·렌터카로 확장
리아드는 현재 호텔 견적·예약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항공·렌터카·가이드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회사는 2027년 1분기를 손익분기점(BEP) 달성 목표로 제시했으며, 2027년 1~2분기에는 대형 플랫폼 탑재를 확대해 매출도 함께 늘려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돈만 때려붓는 마케팅 경쟁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B2B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견적 생성부터 예외 처리까지 AI와 사람의 역할을 나눈 구조가, 여행 산업 뒷단의 비효율을 얼마나 실제로 줄여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