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코 대신 AI 센서가 화학물질 냄새를 판별하는 기술이 일본 제조 현장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후각 AI 스타트업 일리아스AI는 2026년 9월 11일 일본 병뚜껑 제조사 닛폰클로저스(NCC)의 히라츠카 연구 거점에 AI 후각 시스템 ‘ILI Desktop No.9’을 설치하고 3개월간 현장 실증(PoC)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람이 수행하는 후각 검사는 작업자의 컨디션과 검사 환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일리아스AI는 이를 대체할 디지털 후각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지난 6월 국내에서 2차 기술검증을 거친 뒤 이번에 일본 현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센서 데이터를 AI가 판독하는 방식
ILI Desktop No.9은 밀폐 용기에 산업용 수지 원료(Resin)나 병뚜껑 완제품(CAP) 시료를 넣고, 기화된 가스를 센서 챔버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다채널 센서 어레이가 화학물질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에 대한 반응 패턴을 데이터화하면, AI가 이를 기존 학습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정상(OK)과 불량(NG)을 판정하는 구조다. 실증은 온도 25.4℃, 상대습도 60% 환경에서 진행됐다.
초기 시료 시험에서 불량 판정을 받은 Resin #2 시료는 99%의 신뢰도를 보였고, 미세 화학 오염원 물질인 TCA를 인위적으로 주입한 Resin #3 시료 역시 99% 신뢰도로 판정됐다. 정상 시료인 Resin #6의 경우 임베딩 모델 스코어는 0.04로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이는 개별 시료 단위의 판정 신뢰도로, 시스템 전체의 정확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드리프트 보정과 연속학습으로 현장 적응
ILI Desktop No.9은 센서 특성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드리프트를 보정하는 기능과 연속학습 기능을 갖춰 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일리아스AI는 이번 PoC를 통해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NCC 양산 라인에 인라인 검사 시스템으로 확장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일리아스AI 관계자는 “이번 NCC와의 PoC는 AI가 냄새를 감지하는 기술을 제조 현장의 품질검사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3개월간 축적할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NCC 생산라인 적용과 일본 제조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리아스AI는 이번 실증을 발판 삼아 병뚜껑·포장재를 넘어 식품, 화학, 산업안전 분야로 후각 AI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사람의 감각에 의존하던 품질검사 영역에 AI 센서 기술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번 3개월 실증의 결과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