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구를 하나 설치한다고 업무가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함민혁 젠다이브 대표는 기업의 AI 트랜스포메이션(AX)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 오해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젠다이브는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서비스 ‘데브다이브’를 운영하며 기업 업무를 작은 태스크 단위로 나눠 워크플로우로 연결하고, 반복 사용을 통해 업무 맥락을 축적하는 방식의 AX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함 대표는 “딸깍으로 모든 게 다 구현되는 AI는 없습니다. 결국 실무자 한 명 한 명이 AI를 이해하고 프롬프트를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AX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범용 생성형 AI를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 비유하며, 조직의 업무 맥락을 학습시키는 과정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데이터 구축에서 워크플로우 서비스로
젠다이브는 원래 젠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데이터 구축 사업을 해오다 2025년 사명을 바꾸고 시스템 개발, 워크플로우 서비스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정식 출시한 데브다이브는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어떤 모델을 쓰더라도 워크플로우 자체가 조직의 프로세스로 축적되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 데브다이브는 가입자 1,220명, 워크플로우 사용 8,258건, 엔터프라이즈 계약 약 50건을 기록하고 있다. 도입 기업들은 반복 작업이 90% 이상 줄고 업무 효율이 3배 이상 향상됐으며 AI 도구 비용도 90% 이상 절감됐다고 밝혔다. 자동 워크플로우 생성 기능을 적용한 뒤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비율이 80% 이상 상승했다.

맥락 없는 최적화는 자원 낭비
함 대표는 기업 규모나 업무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고도화된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업무 시스템화조차 안 돼 있는 중소기업에 처음부터 최적화된 모델을 적용하면 자원과 시간, 비용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AX가 실패했던 사례에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됐습니다.”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데브다이브는 클라우드에서 먼저 데이터를 축적한 뒤 기업 맞춤형으로 모델을 최적화하고, 필요할 경우 자체 서버로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했다. 보안이 중요한 기업 환경을 고려한 설계다. 젠다이브는 이런 접근을 바탕으로 마케팅 분야부터 시장을 넓혀가고 있으며, 자체 30초 광고 모델도 운영 중이다.
프롬프트를 다루는 힘이 AX의 시작
함 대표는 시중에 퍼진 ‘딸깍 한 번이면 완성된다’는 식의 AI 마케팅 언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를 마케팅 용어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딸깍 한 번이면 완성된다’는 건 실제로는 성립하지 않는 마케팅 용어일 뿐이에요. 그게 정말 가능했다면 이미 시장에는 챗GPT나 클로드 같은 서비스만 남았을 겁니다. 결국 실무자 한 명 한 명이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이 AX의 시작입니다.”
젠다이브는 2024년 TIPS와 딥테크 사관학교에 선정돼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함 대표가 그리는 AX는 화려한 자동화 시연이 아니라, 실무자가 프롬프트를 다루는 역량을 갖추고 조직의 업무 맥락이 워크플로우 안에 쌓여가는 과정에 있다.

결국 젠다이브가 내세우는 AX 방법론의 핵심은 도구가 아니라 구조다. 특정 모델에 기대지 않고 워크플로우 자체를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방식이야말로 AI 도입이 실패로 끝나지 않게 하는 실질적 대안이라는 게 데브다이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