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판매 페이지 제작부터 결제, 콘텐츠 발송, 고객 관리, 데이터 분석까지 AI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을까.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래피드(Latpeed)는 이 과정을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했다. 운영사 팀매버릭스(MAVRKS)의 서창우 대표는 5년간 8개 제품을 만들고 일곱 차례 사업 방향을 바꾼 끝에 래피드에 이르렀다.
래피드는 팀매버릭스의 여덟 번째 제품이다. 래피드는 이미 서비스를 쓰던 고객들이 반복해서 드러낸 불편을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전 제품들과 달랐다.
상품 등록 후 링크 하나로 결제·전달·구매자 관리
래피드에서는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 페이지 링크를 생성하면 결제, 콘텐츠 전달, 구매자 관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노션(Notion)·구글 시트와 연동되고, 단건 결제와 정기 결제를 모두 지원한다. 회원 가입부터 상품 등록까지는 1분 내외가 걸린다.

AI는 두 군데에서 쓰인다. 상품 소개 페이지의 초안을 작성하고,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상품의 타깃과 판매 포인트를 제안한다. 서 대표는 이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다.
“래피드는 지식 상품 판매 페이지 링크 생성부터 결제, 운영,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AI로 연결해 크리에이터가 본업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판매·운영이 더 어렵고, 수수료는 부담이었다
서 대표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판매와 운영이 더 어렵다고 봤다. 크리에이터가 판매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운영해야 하는 부담도 컸고, 일부 지식 커머스 플랫폼은 거래액의 15~20%를 수수료로 떼 수익을 상당 부분 나눠야 하는 구조였다. 카페24나 아임웹 같은 자사몰 구축 서비스는 판매 사이트를 직접 만들 수 있지만, 디지털 콘텐츠 판매에 필요한 자동 발송 기능 등은 별도로 구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서 대표는 기존 도구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를 만드는 역량과 이를 판매하는 역량이 모두 필요하지만, 기존 도구들은 판매 과정의 일부만 해결해 나머지를 크리에이터가 직접 연결해야 했다”
거래액이 1,000만 원이면 15~20% 수수료는 150만~200만 원이다. 같은 금액에 판매 수수료율 1.6%를 가정해 적용하면 16만 원이어서, 차이는 최대 184만 원이다. 래피드의 현재 수수료는 건당 4.5%인 무료 모델이며, 고급 기능을 쓰는 유료 구독 모델은 월 3만 원이다.
래치드에서 래피드로, 반복된 문의가 방향을 바꿨다
사업의 방향을 바꾼 계기는 일곱 번째 제품인 커뮤니티 빌딩 도구 래치드였다. 래치드를 운영하는 동안 커뮤니티 안에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반복됐고, 서 대표는 콘텐츠 판매·운영 자동화를 사업의 중심에 놓고 래피드를 개발했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프라이머(Primer)는 서비스 완성도와 사업 지표를 검토한 뒤 팀매버릭스에 먼저 투자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창업과 엑싯(Exit)을 경험한 실무진의 멘토링을 비롯해 API 연동과 AI 구독료 지원이 이뤄졌다. 서 대표는 2026년 3월 10일 열린 27기 프라이머 프라이빗 데모데이에서 발표했다.

회사가 밝힌 성과: 전환율 34.5%, 운영시간 90% 이상 단축
회사 설명에 따르면 래피드의 누적 거래액은 220억 원이고, 가입 크리에이터는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신규 가입 크리에이터의 약 70%는 유료 마케팅이 아닌 자발적으로 유입됐다.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데이터로 보면 래피드에서 생성한 링크의 상품 판매 전환율은 34.5%다.
회사에 따르면 일부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발송과 고객 내역 정리에 월 약 10시간을 썼으나 도입 뒤 1시간 이내로 줄었다. 90% 이상 단축된 셈이다. 그래프 자료는 2026년 2분기 거래액 40억 원, 누적 190억 원을 보여준다.

소수 인력이 AI를 적극 활용해 개발과 운영 효율을 높인 결과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AI 퍼포먼스 마케팅과 공동구매까지 검토
다음 성장 단계로는 AI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다음 성장 단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크리에이터들은 팬을 중심으로 한 오가닉 마케팅에는 뛰어난 역량을 보이지만,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광고 등 유료 퍼포먼스 마케팅은 전문성이 없어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영역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 전반의 효율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해도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퍼포먼스 마케팅은 앞으로 10년 이상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협찬 수요를 지원하는 방안과, 장기적으로 실물 상품 공동구매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북미에서는 미스터비스트(MrBeast)와 로건 폴(Logan Paul) 같은 대형 크리에이터가 자체 소비재 브랜드를 선보였다.
해외는 아시아부터, 정부에는 유연한 평가 요청
해외 진출은 아시아 시장을 첫 무대로 삼을 계획이다. 북미에 서둘러 진입하기보다 국내에서 검증한 사업모델이 다른 시장에서도 유효한지 차례로 확인하겠다는 접근이다. 서 대표는 실행 목표를 3개월 단위로 설정한다.
서 대표는 정부 창업지원 제도에 대해서도 바람을 밝혔다.
“초기 기업을 평가할 때 최초 사업계획과의 일치 여부뿐만 아니라 고객을 만나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제품을 개선했는지를 함께 봐주는 유연한 제도적 지원이 확대되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