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주문이 많은 이커머스 환경에서는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자동화 설비로 대응하기 어렵다.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poomgo)'를 운영하는 두핸즈(대표 박찬재)는 이런 이유로 물류센터의 현장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포장 공정 중심의 피지컬 AI를 학습시키고 있다. 두핸즈는 2026년 1~9월 누적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3%, 매출이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장 데이터로 로봇을 학습시키는 방식
두핸즈는 실제 물류센터의 작업 데이터를 축적해 로봇 학습에 활용하고, 이를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피지컬 AI를 개발한다. 피지컬 AI 자체 학습은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개념검증(PoC)도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추진하고 있다.
로봇 전략은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대신 외부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다. 로봇을 제어하는 AI 기술과 운영 역량은 내부에 확보하고 있다. 하반기 실제 현장 가동과 물류 특화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포장 로봇은 초기에 사람이 원격으로 개입하는 방식을 병행할 예정이다. 데이터가 쌓이면 로봇의 자율화 수준을 높여 간다. 두핸즈는 로봇이 수행하는 공정의 건당 처리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목표이며, 현장 적용 범위와 비용 절감 효과는 향후 실증으로 검증할 단계다.
박찬재 대표는 로봇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로봇이 대신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노동이며, 사람은 로봇을 가르치고 현장을 설계하는 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센터 XFC와 자체 시스템 바이스
지난 5월 개소한 자동화 센터 XFC에서는 수작업 대비 작업자 1인당 시간당 포장 생산성이 약 90% 향상됐다. XFC는 3분기에 하루 최대 약 2만2000건을 처리했다. 9월 취급품목(SKU) 수는 개소 첫 달의 약 2배다.
두핸즈는 10월 자체 개발한 물류 운영 시스템 '바이스(VISE)'를 공개했다. WMS·OMS·LMS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회사 설명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보다 데이터 조회 속도가 최대 20배 빨라졌다.
뷰티 브랜드 중심의 고객사가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외 재고·주문·배송 정보를 통합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두핸즈는 바이스를 글로벌 물류 운영의 주요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실적과 해외 확장
1~9월 국내 매출은 54%, 해외 매출은 182% 증가했다. 국내 물동량은 같은 기간 59.9%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국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5%, 일평균 출고량이 58% 증가했고, 4월 국내 월 물동량은 200만 건을 넘어섰다. 4월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62.9% 늘었다.
일본에서는 3분기 품고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8월에는 일본 이커머스 플랫폼 라쿠텐 연동 기능과 우편함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10월에는 큐텐재팬의 빠른 배송 서비스 칸닷슈에서 배송 준수율 1위를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인도 유통사 블리몽키즈와는 인도 진출 웨비나를 공동 개최했고, 글로벌 마케팅 컨퍼런스 IMPACT 2026에는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두핸즈는 올해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풀필먼트 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며,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구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충남권에서 풀필먼트 센터 14곳을 운영한다.
매출 전망과 내년 계획
두핸즈의 2024년 매출은 433억원, 2025년 매출은 667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4% 늘었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20억원이다.
박 대표는 “물량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12월 누적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계획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자동화 고도화, 피지컬 AI, 글로벌 확장을 세 축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늘어난 물량이 만든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나가겠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