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AI가 대기업과 첨단 제조시설을 넘어 중소기업과 협력사까지 퍼져야 한다는 주문이 한국과 독일 기업 최고경영진의 대담에서 나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롤랜드 부시(Roland Busch) 지멘스그룹 회장은 10월 3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에서 산업용 인공지능(Industrial AI)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했다. 대담 이후에는 지멘스 경영진이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찾아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APK는 1986년 시작된 행사로,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와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BMWE) 등이 공동 주최한다. AI가 물리적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산업 AI의 확산 조건과 글로벌 기술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작은 기업까지”…산업 AI 확산의 조건
최수연 대표는 산업 AI의 성과가 대기업이나 첨단 제조시설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작은 기업까지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산업 현장의 AI 티핑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협력사까지 포함하는 기반의 중요성도 짚었다. “중소기업과 협력사까지 AI 활용 기반이 넓어져야 개별 기업의 성과가 산업 전체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맡는 일이 늘수록 커지는 사람의 역할
최 대표는 AI가 맡는 업무가 늘어날 때 사람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AI가 수행하는 업무 범위가 넓어질수록 결과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AI로 절감한 시간과 자원을 더 가치 있는 업무에 다시 쓰고 있는지를 들었다.
롤랜드 부시 회장은 “산업용 AI는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용 AI의 가치는 현장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구현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밝혔다. 부시 회장은 독일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아시아의 기술 혁신 역량을 결합해 대응하겠다는 협력 방향도 내놓았다.

1784에서 디지털 트윈·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논의
APK 2026에서의 논의는 네이버와 지멘스 경영진의 별도 기술 교류로 이어졌다. 지멘스 경영진은 네이버 1784를 방문해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간과 설비의 상태를 가상 환경에 구현해 분석·관리하는 기술이다. 양측은 이를 지멘스의 산업용 솔루션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로봇 기술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차세대 AI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살펴봤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다양한 환경과 작업에 대응하는 로봇 지능 개발과 관련된 연구 분야다.
지멘스에서는 다그마 문다니(Dagmar Mundani) M&A 총괄이 방문단에 포함됐다. 한국지멘스에서는 정하중 대표이사와 스테파니 프랭크(Stefanie Frank)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장이 이름을 올렸고, 네이버 쪽에서는 로봇 기술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의 석상옥 대표가 함께했다.
구체적인 공동 사업이나 상용화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