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정리한 성과 자료를 들고 오는 팀원과 기억에 의존하는 팀장 사이에서 평가 근거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리버스마운틴 김경민 대표는 칼럼에서 이 문제를 짚고, 근거를 사실과 해석으로 나눠 조율하고 기록하는 3단계 면담 방법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리버스마운틴은 사내 1대1 대화 AI 솔루션 오블릿을 운영하며 컨설팅, 리더십 교육, 코칭을 제공한다.
AI를 쓴 팀원, 기억에 기댄 팀장
칼럼에 따르면 팀원이 AI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주먹구구로 넘어가던 문제가 이의 제기와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팀원은 AI로 정리한 12쪽 분량의 자료를 성과평가 근거로 첨부했다. AI를 활용하면서 팀원과 팀장 사이의 근거 격차가 훨씬 뚜렷해졌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HR 담당자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로 다음 말을 소개했다.
“팀원은 성과평가에 대한 자료를 AI로 정리해 들고 옵니다. 그런데 팀장님들은 팀원이 한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이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난감해합니다.”
팀장이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칼럼의 진단이다. 팀원이 여덟 명이라면 팀장이 1년 치를 모두 기억하고 기록하기는 어렵다는 예시도 나온다.

팀장의 AI 평가서에도 한계가 있다
팀장도 AI로 평가서를 쓴다. 이메일 검증 기업 제로바운스(ZeroBounce)는 2025년 미국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응답한 관리자 가운데 41%는 AI로 성과평가서를 쓰거나 고쳐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같은 조사에서 직원들의 반응도 나왔다. 26%는 자신이 받은 평가서를 AI가 썼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기록이 적으면 AI를 써도 근거가 충분해지지 않는다. AI는 없는 기록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팀장까지 AI로 문서를 만들어 맞서면 결국 문서와 문서의 싸움이 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사실과 해석을 가르는 면담 3단계
김 대표가 여러 기업의 고민을 들으며 제시해 온 방법은 세 단계다. 1단계는 제시된 근거를 사실과 해석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2단계는 해석이 갈리는 부분을 중심으로 조율하는 것이다. 각자 해석의 근거가 된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사실을 보고 있다면 연초 목표로 돌아가 판단한다.
칼럼은 면담 예시를 든다. 실제 사례에서 담당 팀장은 이의 제기 면담에서 팀원이 일정을 두 번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한 근거는 대지 못했다. 칼럼이 설명용으로 든 반품 절차 개선 예시에서는 6월에 개선안을 냈고 8월에 실제로 적용해 반품 처리 기간이 3일에서 2일로 줄었다. 팀장은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조율 단계의 가상 대화에서 팀장은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주도했다고 본 근거가 어떤 것인가요?”
팀장이 평가의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도 있다.
“저는 개선안이 나온 뒤 실제 적용이 두 달 늦어진 점을 고려했습니다”
3단계는 확인된 사실, 양측의 해석, 결론을 같은 형식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합의하지 못한 항목도 사유와 함께 남긴다.
개인 감각이 아닌 조직의 절차로
김 대표는 평가 근거 확인을 팀장 개인의 감각에 맡기지 말고 조직의 평가 절차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은 근거 확인 절차를 성과평가 일정 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도 칼럼에 담겼다.
팀원이 여럿일 때는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는 작업과 면담 녹음 정리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 칼럼은 이를 면담 운영 방법의 하나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