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 AI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정작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 AI 기업 옥타브 인텔리전스(Octave Intelligence plc)는 전 세계 매출 10억달러 이상 기업의 산업 기술 의사결정권자 7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싱가포르 ‘옥타브 라이브 온투어’에서 9월 17~18일 발표하고, 9월 28일 공식 공개했다. 조사는 산업 AI 도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술보다 인력의 역량과 숙련 지식 보존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 근로자가 AI를 관리·감독하는 시대
아시아 기업의 절반 이상은 2028년까지 현장 근로자가 여러 팀이나 조직에 걸쳐 AI 기반 시스템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미래 산업 인력에게 필요한 역량을 묻자 시스템 사고 및 운영 관리(38%)가 가장 많이 꼽혔고, 기술·비기술 인력 간 커뮤니케이션(34%), 사이버보안 및 데이터 거버넌스(32%), 인간과 기계 간 상호작용(25%)이 뒤를 이었다. 한국 응답자의 경우 59%가 시스템 사고를 미래 산업 인력의 핵심 역량으로 꼽아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숙련 지식, AI로 붙잡는다
지식 보존 측면에서는 아시아 기업의 48%가 이미 AI 기반 지식 수집·전수 도구를 활용해 전문 지식을 붙잡아두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이 비율이 54%로 아시아 평균을 웃돌았다. 옥타브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부사장 파비오 야다는 “수십 년 동안 기업들은 자산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오늘날에는 사람의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다는 이어 “산업용 AI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기술 도입을 넘어섰다”고 진단하며, “현재의 과제는 조직이 의존하는 운영 전문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점점 더 지능화되는 시스템과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타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사람·자산·프로세스·지식을 연결하는 전략인 ‘라이프사이클 인텔리전스’와 연계해 제시했다.
안전과 신뢰에 대한 우려도
국가별로는 우려의 초점이 다르게 나타났다. 일본 응답자의 38%는 향후 5년 내 직원 역량 강화 미흡을 주요 AI 위험으로 지목했으며, 이는 숙련 인력의 암묵지가 충분히 문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아시아 전체 응답자의 25%는 AI 오류가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요 인력 관련 우려로 꼽았고, 호주 응답자의 28%는 AI 확대로 전문가의 위상과 숙련 기술 지식이 약화될 것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 현장에서 AI 시스템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그 판단을 이해하고 감독할 수 있는 사람의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그 기술을 다루고 신뢰할 수 있는 인력을 어떻게 준비시킬 것인가가, 산업 AI 확산의 다음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