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팀원 모두에게 같은 말을 똑같이 전달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제각각이다. 리버스마운틴 김경민 대표는 이 차이를 “같은 기준을 적용해도 같은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다르다”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리버스마운틴은 사내 1대1 대화 AI 솔루션 오블릿을 운영하는 회사로, 이번에는 리더가 팀원의 업무 스타일 차이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 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한 리더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대합니다. 그런데 어떤 직원은 제 말을 알아듣고, 어떤 직원은 저와 대화만 하면 입을 닫습니다. 못 따라오는 쪽이 문제 아닙니까?” 실제로 “표는 잘 만들었는데 근거가 약합니다. 보완해서 다시 가져오세요.”라는 지시를 받은 팀원 중 한 명은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문장이 어떤 이에게는 다음 행동을 정하는 신호가 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막막함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업무 스타일을 가르는 두 가지 질문
김 대표가 제시하는 첫 번째 기준은 배경 정보가 필요한지, 곧바로 할 일이 정해져야 움직이는지의 차이다. 배경을 먼저 이해해야 움직이는 유형과 구체적인 할 일이 정해져야 움직이는 유형은 같은 지시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두 번째 기준은 막혔을 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지, 아니면 답을 먼저 받아야 다음으로 나아가는지다. 후자에 해당하는 팀원은 문제 앞에서 “그래서 제가 뭘 하면 될까요?”라고 되묻는 경향을 보인다.

이 두 질문으로 팀원 유형을 파악하면, 같은 지시라도 표현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배경이 필요한 유형에게는 “이 보고서는 다음 주 투자자 미팅에서 우리가 왜 이 시장을 골랐는지 설명하는 데 씁니다. 지금은 자료는 많은데 그 이유가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구체적인 할 일이 정해져야 움직이는 유형에게는 “1장의 시장 규모 표를 빼고 그 자리에 우리가 이 시장을 고른 이유를 세 줄로 넣어주세요. 다 쓰고 나면 나머지 장이 그 세 줄을 받쳐주는지 같이 보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접근을 바꾼다.
AI 도입 이후 더 어려워진 스타일 파악
AI가 업무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이 스타일 차이를 확인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도 짚었다. 팀원이 자료 작성이나 초안 정리를 AI에 맡기게 되면 리더는 그 과정을 직접 볼 기회가 줄어든다. 결과물만 놓고 판단하다 보면 그 결과물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팀원이 어떤 지점에서 막혔는지가 리더 눈에 덜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리더 자신의 편향도 함정이 된다. 리더 역시 자신이 익숙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경향이 있어,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팀원과는 잘 맞고 그렇지 않은 팀원과는 어긋난다고 느끼기 쉽다. 언어학자 하워드 자일스가 발전시킨 커뮤니케이션 조절 이론은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개념으로, 대화 상대에 맞춰 말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라는 시각을 제공한다.
AI로 면담 대화 미리 연습하기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풀 방법으로 AI를 활용한 사전 연습을 제안한다. 팀원의 업무 스타일에 맞춘 페르소나를 AI로 만들어 실제 면담 전에 대화를 미리 시연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가 실제 팀원과 마주하기 전에 AI를 상대로 어떤 표현이 먹히고 어떤 표현이 막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셈이다.
다음 편에서는 지시가 어긋나는 상황을 다룰 예정이다. “저는 분명 A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B를 해옵니다. 언제 그렇게 말했냐고 하면 본인은 그렇게 들었다고 합니다.”라는 리더의 고민이 그 출발점이다. 김 대표는 공정한 리더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기준을 사람에 맞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