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한 장과 키워드만 입력하면 AI가 경쟁 상품을 분석하고 기획, 카피라이팅, 디자인까지 처리해 완성된 이커머스 상세페이지를 내놓는다. 펄크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후커블(Hookable)’ 얘기다. 2025년 7월 설립된 펄크럼테크놀로지스는 2026년 1월 후커블을 정식 출시했고, 2026년 9월 10일 기준 누적 가입 기업은 1만8천 곳, 누적 유료 결제 고객은 약 2천6백 곳에 달한다.

판매 상위 10% 데이터를 학습시킨 RAG 구조
후커블의 핵심은 단순 이미지 생성이 아니라 상세페이지 제작 전 과정의 자동화에 있다. 판매 상위 10% 상세페이지 데이터를 축적해 RAG(검색증강생성) 방식으로 활용하고, 실제 구매 전환 데이터를 다시 AI 엔진에 반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단순히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판매 성과와 연결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우빈 펄크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창업 당시 기존 고객의 업무를 시간과 비용으로 환산해보니 상세페이지 하나를 외주로 제작하는 데 평균 2주가량이 걸리고 약 120만~2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상세페이지 제작 시간은 10분, 제작비는 5만원으로 줄여드리겠다는 목표로 후커블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후커블은 월 2만9천원, 6만9천원, 14만9천원의 구독료 플랜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소기업(SMB) 고객의 유료 재구독률은 70%를 넘는다.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은 도입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재구독률 집계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계약 해지 사례는 없다.

피그마 플러그인에서 독립형 SaaS로
후커블은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는 아니었다. 개인 셀러가 상세페이지를 반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특정 툴에 종속되지 않도록 피그마 플러그인 형태에서 독립형 SaaS로 전환됐다. 세 번째 창업을 이끄는 고우빈 대표는 “고객이 우리에게 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이 같은 전환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불의사 지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유치로도 이어졌다. 후커블 정식 출시 한 달 만에 프라이머(Primer)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첫 투자유치 후 5개월 만인 7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같은 시기 중소벤처기업부의 TIPS(팁스) 프로그램 추천도 받았다.
상세페이지 넘어 광고 소재·해외진출까지
펄크럼테크놀로지스는 후커블의 적용 범위를 상세페이지 이후로 넓히려 한다. 광고 소재 제작, 플랫폼별 콘텐츠 대응, 아마존 A+ 콘텐츠 같은 해외진출용 콘텐츠 자동화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셀러뿐 아니라 크로스보더 셀러의 반복 작업까지 AI로 흡수하겠다는 방향이다.
고우빈 대표는 정부 창업지원 사업의 경직된 심의 기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악용 방지를 위한 겹겹의 규제가 생기다 보니 현행 정부사업은 협약 기간 내 피벗에 대해 유연하지 못한 심의 기준으로 창업자들이 시장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사업모델을 수정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벗을 실패가 아닌 사업 고도화의 필연적 과정으로 포용하는 제도적 설계가 절실합니다”라고 말했다. 상세페이지 제작 전 과정을 AI와 데이터로 자동화한 후커블의 다음 목표는 그 자동화 범위를 콘텐츠 전반과 해외 시장으로 넓히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