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이 얼마나 많은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지보다, 그 판단을 얼마나 빨리 실행으로 옮기는지가 피지컬 AI 경쟁의 다음 관문으로 떠올랐다. AI 로보틱스 기업 엑스와이지는 2026년 9월 7일, 자체 행동지능 플랫폼 ‘브레인엑스(Brain X)’를 적용한 로봇의 의류 접기 작업시간을 기존 약 50초에서 25초로 절반 단축했다고 밝혔다. 동작 속도를 기존 대비 두 배로 높인 환경에서도 96%의 작업 성공률을 유지했으며, 기존 1배속 환경에서의 성공률은 100%였다.
추론과 로봇 제어를 함께 설계하다
엑스와이지는 이번 성과가 AI 모델의 추론과 로봇의 실행·제어를 통합적으로 최적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AI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려면 비전·언어·행동을 연결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이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추론 속도와 로봇 하드웨어의 실행·제어 성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의류처럼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물체는 동작 속도가 빨라질수록 마찰이나 미끄러짐, 궤적 오차가 커질 우려가 있어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관건이었다.
이를 위해 엑스와이지는 오픈소스 모델·알고리즘인 VLASH(Real-Time VLAs via Future-State-Aware Asynchronous Inference)를 적용한 비동기 추론 방식을 도입했다. 로봇이 현재 동작을 수행하는 동안 다음 행동을 미리 추론해 지연 시간을 줄이는 구조다. 다만 기존 VLASH 접근법과 추론 지연 대응 기법인 Temporal-Offset Augmentation만으로는 섬유를 다루는 조작 환경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저샘플링·스무딩 필터로 고속 조작 안정화
엑스와이지는 이 한계를 자체 최적화 기술로 보완했다. 저샘플링 기반 가속과 스무딩 필터, 적응형 속도 제어를 결합해 고속 조작 상황에서도 동작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번 실험은 중국 로봇 기업 GALAXEA의 양팔 로봇 R1 Pro Lite에 브레인엑스를 적용해 진행됐다.
김재현 엑스와이지 로봇지능화팀 파트장은 “피지컬 AI가 실제 환경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작업 수행 능력과 함께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속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레인엑스의 모델과 로봇 제어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로봇 조작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엑스와이지는 향후 2배속 환경에서의 작업 성공률을 추가로 개선하고, 이러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정량적 방법을 구축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피지컬 AI 경쟁의 초점이 단순한 과제 수행 가능 여부에서 실제 현장이 요구하는 속도와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