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신청서 한 장을 채우려면 외국인 유학생은 대학, 출입국사무소, 은행, 지자체를 따로따로 찾아다녀야 한다. 이 파편화된 절차를 AI로 하나의 플랫폼에 묶으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2024년 2월 설립된 예스퓨처는 AI 기반 비자 솔루션 ‘비비자(VIVISA)’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부터 정착, 취업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교육부의 ‘스터디 코리아 300K’ 정책에 힘입어 2025년 국내 유학생은 32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유치 중심 정책은 정착과 사후관리로 이어지지 못했고, 비자·등록금·주거·아르바이트·은행·병원 관련 정보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탓에 유학생들은 브로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사기와 인권침해 문제도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카카오와 우아한형제들에서 18년간 대외협력 업무를 맡았던 이현재 대표는 이 지점을 사업 기회로 봤다.
AI는 서류를, 사람은 신뢰를 맡는다
비비자는 AI를 활용해 비자 관리와 서류 작성을 지원하고, 다국어 자동 번역과 일자리 추천·지역 기업 매칭 시스템까지 제공한다. 예스퓨처는 개인 이용자를 위한 B2C 서비스 비비자와 대학·기관을 위한 B2B SaaS 비비자유니를 함께 운영해 유학생 개인과 대학·기관 양쪽의 행정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구조를 짰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판단과 신뢰가 필요한 영역은 사람이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이 대표는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서류 하나하나가 개인의 체류 자격과 직결되는 만큼, AI가 처리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담보하는 일이 사업의 핵심 과제라는 뜻이다. 예스퓨처는 이 신뢰를 대학·지자체·해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검증받는 방식을 택했다.
충북 6개 대학과 베트남까지 확장하는 플랫폼
예스퓨처는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RISE사업단과 함께 충청북도 지역 6개 대학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유치부터 취업, 정주까지 전주기를 관리하는 모델을 지역 단위에서 먼저 실증하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부산외국어대학교와도 협력을 이어가며 대학 산학협력 기반을 넓히고 있다.
플랫폼은 국내를 넘어 해외 현지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예스퓨처는 2026년 2월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학생과 노동자, 전문인재의 국제 이동을 관리하는 체계를 현지에서부터 구축하는 작업에 나섰다. 비자를 첫 관문으로 삼아 브로커에 기대지 않는 투명한 이동 경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현재 대표는 “예스퓨처는 공공 정책과 연계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인적교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32만 유학생 시대를 연 정책이 정착 인프라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스퓨처가 AI로 채우려는 빈틈은 앞으로도 유치 정책의 후속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