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브레인이 사용자가 묻지 않아도 AI가 먼저 말을 걸어 학습·구매 같은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맥스(AgentMAX)'를 공개했다. 어학 서비스 '스피킹맥스'로 알려진 이 회사는 11월 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연 '2027 테크데이(Tech Day)'에서 이 플랫폼을 선보이며 외부 기업에 AI 에이전트를 공급하는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고 밝혔다.
에이전트맥스의 성과 지표는 대화의 자연스러움이나 정확도가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비율인 '행동 전환율(Action Rate)'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맥스튜터·맥스세일즈·맥스케어 등 다양한 목적의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에이전트 인큐베이터'로 설계됐다.

AI 발전 3단계, 먼저 말 거는 3세대
조세원 위버스브레인 대표는 AI의 발전을 세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1세대는 음성 인식과 명령 수행, 2세대는 자연스러운 대화, 3세대는 AI가 먼저 말을 거는 단계다. 에이전트맥스는 이 3세대 AI로 소개됐다.
조 대표는 “기존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일을 대신 처리하지만 공부, 구매 결정, 운동처럼 사람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AI는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회사는 대화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가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위버스브레인은 예약·검색·업무 처리를 대신하는 기존 AI 에이전트와 달리, 사람이 결심해야 하는 순간에 행동을 시작하도록 돕는 AI를 제시했다.
행동 설계 엔진 EDRA
핵심 기술은 행동 설계 엔진 'EDRA'다. 공감·진단·시선 전환·목표 세분화의 4단계 방법론으로 사용자가 행동을 멈춘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작은 목표로 연결한다.
에이전트맥스는 AI가 먼저 말을 거는 방식에 화면 생성, 웹페이지 조작 기능을 결합했다. 김민삼 위버스브레인 AI랩 CAIO는 “에이전트는 말로만 응대하지 않고, 대화에 필요한 화면을 그 자리에서 만들고 웹페이지를 직접 움직여 고객의 결정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위버스브레인은 영어교육 기업이 왜 행동을 이끄는 AI를 개발하게 됐는지에 대해, 학습자가 중간에 포기하면 커리큘럼이 무용지물이 되는 어학 서비스의 특성을 들었다. 회사는 10여 년간 학습 포기 문제를 풀어왔고, 교육과 상담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AI 시스템으로 구조화하기 위해 2023년부터 별도의 AI랩을 운영해 왔다.

세일즈 에이전트 현장 시연
행사에서는 대화 시연이 이뤄졌다. AI 튜터 '레오(Leo)'와의 대화가 소개됐고, 세일즈 에이전트는 위버스브레인 관계사의 전기자전거 브랜드 '비아지오(VIAGGIO)' 판매 웹사이트에서 시연됐다. 시연에서는 고객이 가격을 확인한 뒤 결정을 망설이자 에이전트가 먼저 말을 걸었고, 제품 추천과 지도 생성, 상담 신청까지 안내했다.
사업화의 첫 무게중심도 세일즈 영역이다. 배포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자체 전화영업 조직에서 전기자전거 세일즈 PoC를 진행했고, 콜 스코어링 모델을 내부에 도입했다. 위버스브레인은 10년 이상 전화 상담·세일즈 조직을 운영해 왔다.
회원 데이터와 기술 고도화
위버스브레인 어학 서비스의 누적 회원은 123만 명이고, 이들이 남긴 발화 문장은 6억8000만 건이다. 회사에 따르면 가입 3개월 뒤에도 학습을 이어가는 회원 비율은 63%다. 회사는 음성 인식·합성 등 기술 고도화로 외부 AI 관련 비용을 91%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맥스튜터는 누적 300여 곳의 기업·기관에 도입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맥스튜터는 에이전트맥스의 교육 분야 에이전트로, 약속한 시간에 학습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공부를 이어가도록 돕는다. 위버스브레인의 지난해 매출은 415억원, 영업이익은 32억7000만원으로 5년 연속 흑자다.
파트너십과 확장 방향
이븐 리얼리티스(Even Realities)와는 국내 AI 글래스 판매 과정에 맥스세일즈를 공급하는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고객 접점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NE능률과 맥스튜터 공급 및 맞춤형 AI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는 AI 튜터 공급과 언어 학습 서비스 개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SK그룹이 주도하는 K-AI 얼라이언스에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첨단 GPU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활용 범위는 AI 글래스, 차량 인포테인먼트, 홈 IoT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기를 직접 제조하는 대신 파트너의 제품·서비스에 에이전트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맥스케어는 식단·생활 패턴을 기반으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모델로 거론됐다.
교육과 자체 판매 조직의 노하우가 다른 기업·산업에서도 같은 성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 선택권 보장도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