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사람마다 ID를 부여하고 3차원 좌표에 시간 정보를 결합해 개인별 행동 변화를 읽는 AI가 영유아 교실을 넘어 건설 현장과 시니어케어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2년 설립된 행동 이해 AI 스타트업 플레이태그의 박현수 대표는 컴퓨터 비전과 3차원 행동 인식 기술을 영유아 교육 솔루션 ‘스토리라인(StoryLine)’에서 범용 영상 행동분석 솔루션 ‘모노(mono_xyz)’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종신 부교수이기도 하다.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15년 이상 컴퓨터 비전과 3차원 행동 인식을 연구했다. 주요 국제 학회에 발표한 논문은 50편 이상이다.

연구실의 기술을 생활 속 제품으로
박 대표가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연구 성과를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뜻을 품고 2022년 플레이태그를 설립했고, 영유아 교육 현장을 첫 시장으로 택했다.
플레이태그의 핵심 기술은 ‘5D 행동 구조’다. 영상 속 사람마다 ID를 부여하고, 3차원 좌표에 시간 정보를 결합해 행동의 변화를 분석한다. 여기에 사전에 정해진 행동에만 분석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 오픈 보캐뷸러리(Open Vocabulary) 기술을 접목했다.
박 대표는 행동을 한 장면이 아니라 흐름으로 본다. 그는 “행동은 한 장면이 아니라 흐름이다.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는 시도가 늘었는지, 특정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위축되는지를 알려면 며칠, 몇 달에 걸친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는 전문 인력 검수와 현장 검증을 거친다. 플레이태그가 실제 교실에서 축적해 기술 개발에 활용한 행동 데이터는 700만 시간 이상이다.
스토리라인: 교사의 기록 업무를 AI가 정리
스토리라인은 플레이태그의 영유아 행동 관찰 솔루션이다. 교사의 관찰 기록, 발달 기록, 학부모 상담 근거를 AI로 자동 정리하고, 교사가 검토·승인하면 학부모에게 전달된다. 플레이태그는 2023년 서비스를 공개한 뒤 2024년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회사에 따르면 스토리라인을 현재 사용하는 곳은 550개 유료 기관, 1,400개 교실이다.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관찰 기록을 넘어 일상 업무까지 지원하도록 기능을 확대했다.
박 대표는 AI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교사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기록 업무를 덜어 아이에게 더 집중하도록 돕는 도구”라는 것이다.
모노: 장시간 영상에서 사람별 행동을 추적
모노는 여러 산업의 CCTV 영상에서 필요한 장면을 찾기 어려운 공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범용 영상 행동분석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영상을 업로드하고 자연어로 질문하면 사람별 행동과 관련 장면을 찾아준다. 결과는 원본 영상으로 검증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모노의 차별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 영상 검색이 특정 물체나 사건을 찾는 데 집중했다면, 모노는 장시간 영상에서 사람별 행동을 추적한다. 그럴듯한 답이 아니라 원본 영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답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했다.
기업 고객이 업로드한 영상은 별도 동의 없이 AI 학습에 쓰지 않도록 계약에 명시했다.
건설·시니어케어로 실증 확대
건설 현장에서는 기존 CCTV로 작업자의 이동 경로와 행동을 분석하는 실증이 진행 중이다. 시니어케어에서는 KT텔레캅과 AI 케어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고, 삼성물산과 실증을 진행했다.
스포츠 선수의 움직임 분석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로봇 학습용 피지컬 AI 분야의 가능성도 검토한다.
현재 매출 대부분은 스토리라인에서 나온다. 플레이태그는 모노 산업 실증을 상용 계약으로 전환해 향후 전체 매출에서 모노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 30%까지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미국 시장 접근
해외에서는 일본 현지 보육기관과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일본은 현지 협력사를 통한 공급을 추진하고, 미국은 직접 영업한다. 미국 유아교육 관련 학회에 참가해 70건 이상의 도입 문의를 확보했다.
영국 진출과 싱가포르·UAE 교육시장 진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플레이태그가 DSC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으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금은 약 163억 원이다. CJ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도 투자사다.

박 대표는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AI 모델을 여러 분야에 활용하도록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스토리라인이 매출과 현장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반이라면 모노는 여러 산업으로 확장하는 성장 축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AI 분야의 표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벤처스퀘어와 KAIA가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이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