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억달러가 넘는 대기업 사이에서 AI 에이전트를 확장 단계까지 활용한다는 응답이 1년 새 27%에서 40%로 뛰었다. 그런데 AI 활용이 수익성 개선에 실제로 기여했다는 응답은 37%로 제자리걸음이다. 맥킨지의 '2026 AI 현황' 조사가 보여준 이 간극에 대해, AI 네이티브 AaaS 기업 애피어(Appier)는 도입 자체보다 운영 방식이 문제라는 진단을 내놨다.
애피어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다섯 가지 운영 조건을 'SCALE'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제시했다. 목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정하느냐, AI가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고 어디서는 한계가 있는지 가늠하느냐, 업무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느냐, 실행 결과를 계속 학습에 반영하느냐,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다. 다섯 조건 각각의 앞글자를 따 하나의 틀로 정리한 것이 SCALE이다.
모델도 에이전트도 하나로 고정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는 부분에서는 두 가지 방법이 핵심으로 꼽혔다. 과업 성격에 맞는 모델을 그때그때 연결하는 '모델 라우팅(Model Routing)'과,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협업하도록 짜는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Agent Orchestration)'이다. 하나의 모델이나 단일 에이전트에 업무를 몰아주기보다, 업무별로 적합한 조합을 골라 쓰는 방식이 성과를 가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활용 범위를 넓혀갈수록 그 과정에서 늘어나는 연산 비용을 관리하는 과제도 함께 따라붙는다. 에이전트를 더 많은 업무에 투입할수록, 또 여러 모델을 오가며 라우팅할수록 연산 자원 소비가 커지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 역시 SCALE이 강조하는 조건 중 하나다.

“자율성보다 신뢰할 수 있는 운영이 관건”
치한 위(Chih-Han Yu) 애피어 CEO 겸 공동창업자는 “이제 기업의 관심은 도입한 AI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이전틱 AI가 더 많은 판단과 실행을 맡게 될수록 자율성 자체보다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중요해진다. 결국 AI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이를 운영하는 기업의 판단 역시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킨지 조사가 짚어낸 27%에서 40%로의 증가는 AI 에이전트가 실험 단계를 지나 실제 업무 확장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수익성 개선 응답이 37%에서 멈춰 있다는 사실은, 도입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애피어가 SCALE을 통해 강조하는 지점도 결국 여기에 있다.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목표 설정부터 자원 관리까지 운영 전반을 얼마나 정교하게 짜느냐가 도입과 성과 사이의 격차를 좁히는 관건이라는 것이다.